감독: 류광현 | 출연: 채원빈 (민아), 윤현수 (광식), 강희구 (민기), 한선화 (진희 선생님), 조복래 (학생 주임) 개봉일: 2026년 4월 1일 | 장르: 코믹 학원 액션
학원 액션물이라고 하면 보통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진지하게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쪽이거나, 아니면 그 소재를 통쾌하고 유쾌하게 뒤집는 쪽이거나. 소녀심판은 처음부터 두 번째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주먹 하나로 학교를 평정한 여고생 민아의 전설적인 이야기라는 소개 문구에서 이미 영화가 어떤 톤인지 충분히 감이 옵니다. 류광현 감독이 셔틀, 최강의 셔틀에서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전작을 보고 나서 꽤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었던 터라, 이번 신작도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습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몸이 먼저 나서는 민아(채원빈)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더 이상 주먹을 쓰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합니다. 그러나 짝꿍 민기(강희구)와 친구 광식(윤현수)이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되면서, 결국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싸움에 뛰어듭니다. 중학생 시절 민아를 이해하고 감싸줬던 담임 선생님 진희(한선화)가 공교롭게도 같은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설정 자체는 전형적인 학원물의 공식을 따라가지만, 주인공이 '소년'이 아닌 '소녀'라는 점, 그리고 운동복이라는 소품이 주는 유머가 영화를 처음부터 다른 결로 만들어 줍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는 채원빈입니다. 정년이, 엄마친구아들 등을 통해 드라마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온 배우이지만, 스크린에서 액션 코미디를 어떻게 소화할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공개된 포스터와 스틸 컷 속 채원빈의 표정을 보면 묘하게 확신이 생깁니다. 작고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그 표정. 이런 캐릭터는 배우가 진심으로 즐기면서 연기해야 빛이 납니다. 윤현수, 강희구와의 세 사람 케미도 기대됩니다. 억울하게 당하다가 민아에게 구출되는 두 친구의 역할이 영화의 웃음을 얼마나 책임질지, 예고편에서 이미 그 가능성이 보입니다. 한선화는 소주전쟁의 코믹한 검사 캐릭터에 이어 이번에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로 돌아와 반갑습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쾌함과 진심의 균형입니다. 웃기기만 하면 가볍게 끝나고, 무겁기만 하면 코미디의 매력이 사라집니다. 류광현 감독이 셔틀, 최강의 셔틀에서 그 균형을 꽤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를 품게 됩니다. 민아가 왜 불의를 참지 못하는지, 진희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 웃음 사이사이에 그 감정적 깊이가 살아 있다면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만우절 개봉이라는 날짜 선택이 이 영화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지하게 보려다 웃음이 터지고, 웃으려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